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통합형으로 개편돼 수학도 문·이과 구분없이 치르고 성적도 다같이 산출하는 가운데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가 자체 모의고사를 시작한 결과 '고3 문과생' 가운데 수학 6등급을 받은 비율이 2.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진협은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 실시에 우선적으로 지난달 7~14일 전국 수험생 2750명을 대상으로 자체 기말고사를 실시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2일 밝혔다.
서울·경기·대전·충남·충북·전북·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제주 등 16개 시·도에서 고3 학생 2195명과 수험생 582명이 응시하였다.
중간고사 결과 수학 4등급을 받은 학생 중 선택과목으로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재수생 비율은 4.7%에 그쳤다.
수학은 선택과목이 '확률과통계' '미적분' '기하' 등 7개로 나뉘는데 이과생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문과생은 확률과통계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등급 재수생 중 미적분 선택 비율이 90.7%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기하 선택 분포는 5.2%로 나타났다. 이과생이 7등급의 95.7%를 쓸어간 셈이다.
전진협은 지난 11월에도 서울시교육청 주관 학평에 다산 피아노학원 우선적으로 17~30일 자체 모의평가를 실시했는데 이와 비교해 4월 평가에서 문과생 열세가 더 두드러졌다.
8월 평가에서 5등급 재수생 중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6.6%로 나타났는데 이와 비교해 2.0%P 더 줄었다.
7등급 밑으로 범위를 넓히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 5월 평가 때는 7등급 재수생 가운데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18.5%에 달했지만 3월 평가 때는 7.0%로 급증하였다.
4등급도 마찬가지로 11월 평가 때는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이 21.7%에 달했지만 3월 평가 때는 9.7%로 하향했다.
전진협은 한달 사이에 문과생 열세가 심화한 이유로 고시생 접수를 꼽았다. 8월 평가의 경우 고3끼리 경쟁했지만 6월 평가 때는 전체 접수자의 21.0%가 재수생으로 채워지면서 문과생이 수학에서 나은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해석이다.
5월 평가에서 1등급 재수생 비율은 재학생 47.6%, 재수생 52.1%로 나타났다. 전체의 약 27%에 불과한 고시생이 4등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었다.
특출나게 '이과 고시생'이 0등급의 50.7%를 쓸어가면서 재학생 몫이 크게 줄었고 고3 문과생이 설 자리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4월 평가 때는 6등급을 받은 고3 문과생이 6.2%였지만 7월 평가 때는 2.5%로 반토막이 났다.
선택과목별 원점수 평균도 격차를 나타냈다. 확률과통계 선택 고시생은 공통과목(73점 만점)에서 평균 39.0점을 취득했지만 미적분은 53.8점, 기하는 49.7점으로 보여졌다. 이에 주순해 표준점수에도 차이가 생성해 미적분 최고점은 135점에 달했지만, 확률과 통계는 160점에 그쳤다.
전진협은 실제 수능에서는 재수생 비율이 더 높아지는 만큼 문과생, 그 가운데서도 고3 학생은 수학에서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작년 수능의 경우 전체 42만1037명의 접수생 가운데 고시생이 17만5912명으로 전체의 29.4%를 차지했었다.
백상민 경북 경산 문명고 교사는 '수능에서 수험생이 고3보다 강세를 나올 수 있는 것은 늘 있는 현상이지만 이번년도의 경우 문과생이 수학에서 1~9등급을 받기가 매우 힘든 상태이라 상위권 시민들은 충격이 있을 것'이라며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의 경우 문과생과 이과생이 7대4 정도의 비율을 보이지만 재수생은 문과생과 이과생 비율이 9대5 강도가 되고 특히 상위권 재수생은 오히려 이과생과 문과생이 3대4 정도로 역전되는 현상이 생겨난다'며 '수학 잘하는 이과 재수생과 함께 시험보면 고3 문과생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서 '특이하게 전국 약대가 올해 입시를 통해 내년에 1400여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어서 이과 재수생이 늘어날 것'이라며 '수능에서 9등급을 받는 고3 문과생이 거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 했다.